전통건축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주요 공정 전, 후에 행사들이 있습니다. 이글에서는 건축공사 중 건축주나 시공자가 시행하는 개토제, 모탕고사, 입주식, 상량식, 준공식에 대해 소개합니다. 특히 상량식은 아직도 많은 건축주들이 진행하고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 개토제
현대건축공사의 '기공식'과 비슷한 행사로, '땅을 열기 전에 올리는 의식'입니다. 개토제는 전통건축공사에서는 공사 전에 진행하는 행사로 공사 관계자(건축주, 시공사, 설계자 등)가 모여 공사가를 시작한다는 것을 땅과 신명에게 고하고 무사히 공사진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행사입니다. 개토재는 건축주가 직접 주관하며, 행사(개토제)와 더불어 이웃주민들에게 인사하는데도 목적이 있습니다.
2. 모탕고사
한국의 전통건축의 주요 구조부는 목재를 이용한 중목식구조였습니다. 그만큼 목재가공과 보관이 전통건축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였고, 건설 전체를 총괄하는 현장책임자가 대목수가 하였습니다. 모탕고사의 모탕은 나무를 절단(도끼질) 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통나무 받침대를 뜻합니다. 개토재가 공사초반에 진행하는 토목공사의 시작을 의미한다면 모탕고사는 목공사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정확히는 목재의 가공(치목)의 시작을 의미하고 본격적인 골조 조립시작은 다음에 소개할 입주식입니다. 모탕고사는 목공사기간 동안 사고 없이 안전하고 좋은 품질의 건축물(구조적으로 튼튼한 건축물)이 되기를 기원하는 의식입니다.
3. 입주식
입주식의 입주(立柱)가 '기둥을 세운다'는 의미합니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목공사 과정에서 목재의 가공(치목)이 끝나고 조립을 하기 직전에 행하는 행사로 중목구조의 특성상 부재의 크기나 무게가 커서 목수들의 공력이 많이 필요하고 사고가 발생하면 크게 다칠 수 있어 집중력인 필요한 공정입니다. 이런 이유로 예부터 목재의 조립공정에 대한 주의와 힘든 노동에 앞서 격려의 의미로 입주식을 진행했습니다.
4. 상량식
상량식은 전통건축의 행사 중 가장 큰 행사로 아직도 중소규모 건축에서 건축주나 시공사에 의해서 행해지고 있는 행사입니다. 입주식이 목구조 조립의 시작에 진행한다면 상량식은 목구조 조립의 종료 후에 진행합니다. 현대 건축에서는 골조공사 마무리단계 (철근콘크리트는 마지막 타설일 / 철골조는 마지막 철골 조립일)에서 진행합니다. 전통건축에서 상량식은 상량묵서를 쓰고, 상량문을 보관하는 의식입니다. 상량묵서는 대청마루의 중도리 장여 아랫면에 표기하고, 상량문은 윗면에 보관합니다. 상량묵서에는 집을 지은 날짜와, 거북이와 용을 표기하는데 화재를 예방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상량문에는 집의 좌향 / 개토, 입주, 상량의 날짜와 시각 / 건축의 동기와 기원 / 공사참여자 명단 등을 표기합니다.
상량식의 순서는 아래와 같습니다. (순서는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인사말: 주최 측 인사 및 소개
- 축사: 선택 (필수사항 아님)
- 봉주취위: 예를 갖추고 점촉
- 강신: 향불, 삼배, 빈 잔돌림
- 고유문: 고유문 (공사의 배경, 목적, 염원을 표기)
- 초헌: 헌주 삼배 (건축주 혹은 현장소장)
- 아헌: 헌주 삼배
- 종헌: 헌주 삼배
- 상량: 상량판 올리기
- 감사인사: 마무리인사
- 음복: 다과
5. 준공식
준공식은 완공된 건축물에 들어간다는 의미의 입주식(入住式)이라고도 하는데, 무사히 공사가 마무리되었음을 축하하고 시공자들의 노고와 주변 주민들의 배려에 감사의 의미를 가집니다. 상량식 다음으로 큰 행사로 최근에는 시공자나 설계자에게 감파패를 주기도 합니다.
마무리
이글에서 소개한 전통건축의 주요 행사(개토제, 모탕고사, 입주식, 상량식, 준공식)는 현대에 와서는 거의 사라지고 상량식 정도만 남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행사 본연의 의미인 '공사의 안녕과 감사'에 충실하다면 행사의 뜻, 순서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행사를 참여하는 관계자들의 마음가짐과 의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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